외톨이였다. 김건희(30·가명)씨는 고향 강원도를 떠나 낯선 인천에서 홀로 지냈다. 누구도 비좁고 컴컴한 그의 지하 원룸을 찾지 않았다. 2년 전부터는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살았다. 그는 늘 일자리를 전전했다. 남아도는 시간은 온라인게임을 하며 보냈다. 생활은 궁핍해졌다. 의료보험과 공과금을 몇 년째 밀려 압류 통지서가 쌓였다. 지난해 말 택시 운전을 시작했지만 얼마 못 가 사고를 내는 바람에 그마저 어려워졌다. 벼랑 끝에 선 그는 마지막으로 ‘로또’에 기댔다. 남은 돈 9만5천원을 털어 로또 19장을 샀다. 그리고 지난 1월5일 일기장에 “로또가 되면 살겠다. 그렇지 않으면 죽겠다”고 썼다. 늘 그랬던 것처럼 로또는 한 장도 당첨되지 않았다. 그는 원룸에서 300m 떨어진 한 아파트의 23층으로 올라가 몸을 던졌다. 김씨는 그렇게 말 그대로 복권에 인생을 걸었다. 매우 극단적인 사례다. 그러나 현실에도 복권 한 장에 위로받고 절망하는 20~30대 젊음이는 너무나 많다. 〈한겨레21〉은 20~30대가 복권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된 이유를 들여다봤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