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내가 근무하고 있는 중학교에서
뜻 깊은 만남의 시간이 있었다.
방학동안 교장선생님께 도착한 편지가
무려 칠백 여 통..
그걸 다 학생들이 손 편지로 직접 써서 보냈는데,
방학 동안 그 편지들을 일일이 다 읽어보고
감동을 받으신 교장선생님께서
직접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이 얘길 하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와 요즘 중학생들이 선생님한테 손 편지를 써?" 하며
의아해 하거나 놀랄 거다.
여기엔 우리 학교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중학교에는
대부분 아줌마 학생들이 다니고 계신다.
여러 가지 말 못할 사연들로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다가
이제야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신 분들이다.
그 분들이 학교를 다니시면서
그동안 몰랐던 공부의 재미도 알게 되고
마음에 쌓였던 공부의 한을 풀 수 있게 됐다며,
방학동안 교장선생님께 감사의 편지를 쓰기로
마음을 모으셨다는 거다.
편지를 직접 받아 한 통 한 통 다 읽으신
교장선생님의 감동은 말할 것도 없었고,
그 자리에 오신 모든 학생 분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행복해하셨다.
내가 학교 다닐 때도
한 학년이 마무리 되는 이때쯤이면
친구들이랑 손 편지 참 많이 주고받았었는데..
보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함께 행복해지는 따뜻한 시간 속에 있으니까
나도 문득, 그동안 소원했던 친구들에게
편지 한 통 써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촌스러워 보인다고 해도,
시간이 좀 많이 걸려도 괜찮지 않을까?
진심이란 원래 있는 그대로, 천천히 전해지는 거니까.
짐 정리하다가
무심코 발견한 오래된 편지들, 사진들처럼
살다보면 문득문득
좋았던 어떤 시절이 떠오를 때가 있다.
우리 학교 학생 분들에게
이번에 함께한 이 자리가,
오래 시간이 지난 뒤에도 떠올리면 행복해질
학창시절의 좋은 추억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