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의 12시에 만납시다

2017/3/13 요즘 초딩의 화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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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인 딸아이가
‘틴트’라는 걸 바르기 시작했다.
며칠 전, 딸아이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후다닥 방으로 뛰어 들어가는데,
뭔가 촉이 오는 거다.
(엄마) "잠깐잠깐 동작 그만!"
(딸) "왜애? 뭐어?"
(엄마) "어? 너 입술이 왜 이래? 뭐 발랐어?
세상에.. 학생이 이런 거 바르고 다니면 어떡해?"
그때까지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딸아이가
갑자기 발딱 고개를 들더니 날 쳐다보며 하는 말이..
(딸) "아 정말~ 엄마 촌스러 나만 빼고 애들 틴트 다 있어.
엄만 알지도 못하면서. 칫"
그 순간, ‘엄마 때는 말이야’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꾹 눌러 참았다.
한창 외모에 관심 갖고 꾸미기 좋아할 나이라는 건 알지만
엄마 마음은 너무 빠르지 않았으면 싶은데 말이다.
하소연을 하려고 친구한테 전화를 했는데
실컷 얘기를 듣더니 친구가 깔깔대고 웃으며 모전여전이란다.
(친구) "야! 너 앞머리 뽕 만들던 거 기억 안나?
우리 집에서 파마 약 바르고 두툼한 드라이빗으로 앞머리 말다가
앞머리 엉켜서 다 잘라냈잖아"
잊고 있었는데,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앞머리 파마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엄마한테 도저히 먹히지가 않자,
미용실 하는 친구 집에 가서 앞머리 파마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미용실에서 본 대로,
친구가 엄마 몰래 갖다 준 파마 약을 앞머리에 바르고는
동그란 드라이빗으로 앞머리를 똘똘 말아놓고 기다렸는데,
한참 지나 풀려고 하니까 이게 엉켜서 풀리지가 않는 거다.
어른들한텐 얘기도 못하고
친구랑 둘이서 울고불고 하다가
결국, 어쩔 수 없이 앞머리를 몽땅 잘라내고 말았다.
(친구) "야! 너나 나나 우리도 어른들 눈 속여 가면서
멋 부리고 몰래 하고 다 그랬어.
우리 아들도 요새 학교 가는데 꽃단장만 한 시간이야.
너무 과하지 않으면 그냥 봐줘"
하긴.. 나도 그랬었는데 뭐..
좀 빠르긴 해도 아이를 이해 못할 건 아니다 싶었다.
친구와 전화를 끊고는, 조금만 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자..
다짐하며 방에서 나왔는데,
입술 발그스름한 딸아이가 현관 쪽으로 후다닥 가는 걸 보고는
나도 모르게 이렇게 소리치고 말았다.
(엄마) "야! 너 입술 안 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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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의 12시에 만납시다By C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