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오늘 사탕 사올 거야?"
(남편) "(무뚝뚝하게) 이 썩는다. 만두 먹어 이따 만두 사올게."
치.. 이는 무슨.. 자기가 만두 먹고 싶으니까 그렇지.
그래도 사온다는 게 어디냐.. 하고 보니
이 남자 나름 많이 변했구나 싶다.
우리 부부는 연애 6개월 만에 후다닥 결혼을 했다.
(남편) "(무뚝뚝하게) 동생이 조만간 결혼할 사람 집에 소개하고 싶단다.
집에서 나 먼저 가래. 우리도 결혼해야지.."
이게 프러포즈였던 거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표현도 못하고,
예쁘게 보이려고 나름 애교를 떨어도
눈만 껌뻑껌뻑
그땐 그게 참 매력적이었다. 어이없게도 말이다.
결혼날짜를 잡아 놓고 다툰 일이 있었는데,
웬일로 밤에 우리 집 앞으로 찾아왔다.
나가지 말까 하다가 나갔더니
쇼핑백 하나를 툭 건네주고는
"잘 자~" 하더니 뒤도 안보고 가버리는 거다.
그 안엔 내가 좋아하는 초콜릿, 젤리, 비스킷, 캔 커피 등등..
언뜻 보기에도 허겁지겁 사온 거 같은 간식들과
사무실 A4 용지에 쓴 편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요즘 결혼 준비하느라 많이 힘들지?
내가 잘 못해줘서 미안하다. 점점 더 좋아지도록 노력할게.
먹고 양치질 잘해라. 사랑한다.´
꼭 자기 같이 썼다.. 싶으면서도 나름 감동적이었다.
편지를 소중하게 지갑에 넣고 다니다가
그 주 주말에 우리를 소개시켜준 선배 부부를 만났는데,
식사를 하다가 남편의 무뚝뚝한 성격이 화제가 됐다.
갑자기 편지가 퍼뜩 생각이 나서
(아내) "이 사람, 생각보다 다정해요. 저한테 손 편지도 써줬는데요?"
하며 편지를 꺼내는 순간,
당황한 이 남자가 그 큰 몸을 날려 편지를 뺏더니
그걸 자기 입속에 구겨서 넣어버리는 거다.
선배 부부도 나도 순간 일시정지!
다시 생각해도 참 황당하고 어이가 없는..
내 남편은 이런 남자다.
그래도 연애 때보다
결혼하고 나서 조금, 아주 조금 더 다정해진 이 남자..
기념일마다 미리 알려주고, 나 이거 하고 싶다, 저거 먹고 싶다..
늘 내가 먼저 말을 해야 하지만,
그래도 말을 하면 챙겨주려고 노력하는 거라도
예쁘게 봐줘야겠지?
오늘 얼마나 맛있는 만두를 사갖고 올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