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의 12시에 만납시다

2017/4/10 애들은 다치면서 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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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세상에.. 손등에 길게 긁힌 상처가 나 있는 거다.
친구랑 놀다가 다친 거라고,
아이가 자기가 실수해서 그런 거라고 하니까
속이 상하긴 했지만
앞으로는 조심하라며 상처를 소독하고 연고를 발라줬다.
그런데 그날 저녁,
아들이 같이 놀았다는 친구의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같이 놀다가 다쳤다는 얘길 들었다며
아무래도 마음이 쓰여 전화를 했다는 거다.
아이들이 놀다보면 그럴 수 있다고,
많이 안 다쳤으니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했더니
끊을 때까지도 죄송하다고, 아이한테 주의를 주겠단다.
마음을 써주는 친구 엄마가 고마웠다.
전화를 끊고 나서
갑자기 옛날 생각 하나가 떠올라 웃음이 났다.
내가 지금 우리 아이와 같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가 새로 생긴 롤러스케이트장에 구경가보자 해서 같이 갔는데,
그 친구가 넘어져서 발목뼈에 금이 간 거다.
겁이 난 친구는 혼이 날까봐
내가 가자고 해서 갔다고 말했고,
친구 엄마는 깁스를 한 친구를 데리고 우리 집까지 찾아와
나 때문에 아이가 다쳤다며 병원비를 받아 가셨다.
같이 롤러스케이트장에 갔던 그 친구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해서는
오늘 겪은 일을 얘기하면서 그때 얘길 꺼냈다.
(나) "옛날에 너 롤러장 가서 너 다쳤을 때..
그때 우리 엄마도 너네 엄마도 서로 화나서
같이 놀지 말라고 했던 거 기억나지?"
(친구) "야! 우리 엄마는 우리가 아직도 친하게 지내는 거 알고
그때 일 너랑 너네 엄마한테 미안해하시더라.
어쩌겠냐.. 엄마들은 자식 다치면 눈에 뵈는 게 없는 걸!"
(나) "너 은근슬쩍 왜 너네 엄마 탓하냐? 니가 거짓말 해놓고.
롤러장 니가 가자고 했잖아."
(친구) "아 몰라 몰라 기억 안나. 근데 너 그거 따지려고
오랜만에 전화했냐?"
살다보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럴 때 서로 조금 더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도 한 번 더 생각해보는 마음이 아닐까?
아이에겐 너그러운 사람이 되라고,
솔직하게 잘못을 고백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하면서
정작 나는 그런 사람으로 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반성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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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의 12시에 만납시다By C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