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대학 선후배들을 만났다.
나와 선배 한 명은 기혼이고
다른 두 명은 30대 중후반의 미혼이다.
오랜만이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여러 대화를 나누던 중에,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 이야기가 나왔다.
그 얘기가 발전해서
컴퓨터 인공지능 자동 번역에 대한 얘기까지 넘어가자,
컴퓨터를 전공한 한 후배가 말했다.
(후배1) "요즘 인공지능 컴퓨터 번역기술이 상당해요.
앞으로는 말하는 사람의 감정까지 반영해서
거의 정확하게 번역해 낼 거라고 하네요.
이제 뭐.. 몇 년 안에
인공지능 컴퓨터가 동시통역까지 다 해낼지도 모르죠."
그 말에 다른 후배 하나가 고개를 갸우뚱 했다.
(후배2) "글쎄..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사람이 말하는 것만큼 정확하게 전달이 될까?
사투리 쓰는 사람도 있을 거고,
같은 말을 해도 미묘하게 뉘앙스가 다른데
그걸 다 어떻게 구별하겠어?"
인공지능 컴퓨터가 동시통역까지 대체할 수 있다, 없다를 두고
몇 번의 반박과 주장이 오고 가는 사이,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선배가
조용히 말을 시작했다.
(선배) "아무리 인공지능 번역이 발전하고
알파고의 할아버지가 나온다고 해도 이건 절대 모를 걸?
내가 결혼 15년찬데 말이지,
내가 아기 옹알이 소리도 알아듣던 사람인데
아직도 여자 마음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겠다.
아내가 화가 난 거 같아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거든?
그럼 왜 미안하냐고 물어. 가만히 있으면,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이유를 몰라?´ 이런단 말이지.
야! 그 답을 너넨 알겠냐? 알파고가 알겠냐고?"
선배의 말에 우리 둘은 배를 잡고 웃었고,
아직 미혼인데다 연애 경험도 적은 후배들은
´뭘 그렇게까지..´ 하는 표정들이었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선배가 한 얘길 했더니
명언이라며 한참을 웃었다.
나도 어느 새 결혼 10년차..
이제야 아내 마음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거 같기도 한데..
사실은 아직까지 아리송할 때가 더 많긴 하다.
사람의 마음을 아는 건
결국, 꾸준한 관심과 대화가 아닐까?
아내의 마음을 더 잘 살펴볼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통역 없이도 아내의 마음을 잘 알아챌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