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제대하자마자
초밥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눈 코 뜰 새 없이 매일 매일 바쁘게 일을 하고 있는데
며칠 전에 정말 황당한 일이 생겼다.
한창 일을 하고 있는 중에
한 여자 손님이 나를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는 거다.
신경이 쓰였지만
애써 외면하고는 일을 하고 있는데,
한참 뒤, 그 손님이 나가면서 조심스럽게 나에게 말을 걸었다.
(여자손님) "저기요.. 저.. 여쭤볼 게 있는데요,
실례지만 머리가 원래 머리에요? 혹시.. 가발이에요?"
순간, 너무 당황해서 나는 얼음처럼 굳어졌다.
겨우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 네.. 가발 맞습니다. 그런데 왜..?"
하고 물었더니,
손님도 당황한 듯, 황급히 한 마디를 던지고는
서둘러 가게를 나가버리는 거다.
(여자손님) "저.. 그쪽 가발이 삐뚤어졌어요."
세상에~ 얼마나 창피하던지..
하던 일을 멈추고 얼른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가발을 고쳐 썼다.
내 머리처럼 감쪽같기를 바란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들키고 나니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였다.
군대에 있으면서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는데
이렇게까지 많이 빠질 줄은 몰랐다.
제대하고는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고
좋다는 샴푸에 약도 다 써봤지만,
결국 가발을 쓰게 됐다.
아주 가까이서 보지 않는 이상은 모르겠지.. 했는데,
이렇게 손님한테 딱 걸릴 줄이야
제대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건
탈모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컸다.
혼자 있다 보면 자꾸 머리에 신경을 쓰게 되니까,
그래도 바쁘게 일을 하다보면 잊어버릴 수 있겠지 싶어서.
덕분에 요즘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바쁘게 살고 있다.
지금은 일단, 탈모에 대한 고민은 잊고 열심히 일해서
동생 등록금도 보태주고,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내년 복학할 학비도 마련해 놓을 계획이다.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 나에게
파이팅!! 힘차게 외쳐주고 싶다. 더불어,
"전국의 천만 탈모인 여러분!
우리 열정만큼은 그 누구보다 풍성한 사람들이니까
힘냅시다! 좋은 날 꼭 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