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인 작은 아들이
어느 날 침대 위에 누워서는
흥얼흥얼 노래를 읊조리고 있는 걸 들었다.
(아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얼마 전에 학교에서 가곡을 배웠다더니
자연스럽게 노래가 흘러나온 모양이다.
(아빠)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듣다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뒷부분을 같이 부르게 됐다.
노랫소리를 듣고 아들이 벌떡 일어나더니
거실로 나왔다.
(아들) "아빠도 이 노래 알아요?"
(아빠) "당연하지 아빠도 아마 중학교 3학년 땐가..
음악시간에 배웠지."
아들은 30년 전에 배운 걸 아직도 기억하냐며,
아빠가 자기랑 같은 노래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엄청 신기해했다.
우리 어렸을 땐 누구나 그랬겠지만,
나는 아버지가 참 많이 어렵고 무서웠다.
내가 아버지의 입장이 돼서야
그 또한 사랑이고
제대로 표현 못하신 거라 이해가 됐지만,
그땐 아버지랑 친하게 지낸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내 아들이
노래 한 곡 같이 부른 것만으로도
이렇게 좋아하고 신기해하는 걸 보니,
그동안 우리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게
많이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기도 하고 아이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나는 언제나 아들과 공감하고
많은 것들을 함께 경험하는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
아이의 말에 귀기울여주고
내가 경험했던 일들을 얘기해주다 보면
앞으로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추억들이 아이를 자라게 하고
우리에게 오래 행복한 기억을 갖게 해주는
좋은 영양분이 될 거라 믿는다.
말 나온 김에 오늘은 아들에게
요즘 좋아하는 노래 뭐 있냐고
넌지시 말 한 번 걸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