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답없수다

21회 엄마, 나도 아파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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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부딪혀서 멍 들었어, 손가락이 아파서 설거지를 못하겠어... 몇년째 엄마는 일주일에 사나흘은 부위를 바꿔가며 아프다고 내게 말한다. 막상 병원에 가보라면 듣지 않는다. 처음엔 열심히 배려했지만 이젠 진짜 아프긴 한 건지 의심이 들고, 엄마가 아프대도 무시하는 상황까지 왔다. 제일 힘든 건 엄마를 상대로 의심하는 나 스스로다.”
수줍지만 거만한 방송, 〈답없수다〉 21번째 시간에는 아픈 어머니 때문에 고민하는 고씨의 사연을 다뤘습니다. 고씨는 참 착한 아들입니다. 어머니가 평균 이상으로 자식에게 의존하는 상황이기에, 그것을 다 감당하지 못한대서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김여란, 이혜인 기자는 말합니다.
‘엄마가 꾀병을 부린다’는 외적인 모습 안에 엄마가 어떤 마음을 숨기고 있는지 짚어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고씨의 감정, 고씨가 엄마에게 해줄 수 있는 선의 한계를 명확히 전달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한국 사회 각종 미디어가 심어놓은 ‘정상 가정’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라는 이상상도 고씨를 괴롭힐 수 있지만, ‘정상 가정’이란 없습니다.
고씨를 위해 준비한 책은 정용준 작가의 단편소설집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입니다. 혈육이란 〈답없수다〉의 제안처럼 합리적 판단으로 떼고 붙일 수 없는 일종의 운명같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거기 휘말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저항하고 또 내 뜻대로 끌어가는 게 인생이고 성장하는 과정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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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답없수다By 이혜인 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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