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소리에 민감해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학교에서 또는 독학으로 영어를 배우다 보면 가장 취약해질 수 있는 부분이 남이 말소리와 나의 말소리를 들을 기회가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항상 독해가 위주가 되고 가끔 시험을 통한 듣기평가를 제외하고는 들을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영어로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습니다. 아이가 언어를 습득할 때 듣고 시작하는 것처럼 우리도 일단 원어민의 말을 듣고 그걸 따라서 내뱉으면서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읽기와 쓰기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듣기와 말하기입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원하는 자연스러운 영어를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도 영어 영상물을 보고 들으면서 따라 외우고 그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써먹을 수 있도록 기회를 찾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드리자면 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23살 김예은이라고 합니다. 지난 학기에 네덜란드로 교환학생을 가서 한국에 온지는 약 2주정도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계속 한국에서 공부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학창시절에 제가 어떻게 공부를 했고 어떻게 영어를 즐기고 있는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읽기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많이 읽으면서 처음 보는 단어, 문법들을 정리하고 패턴을 익히는 게 좋습니다. 영자신문, 영어잡지읽기, 인터넷 자료 등 글의 종류에 상관없이 자주 읽어야 합니다. 혹은 본인이 관심있는 분야부터 시작하시면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락 밴드를 좋아했기 때문에 위키피디아에서 정보를 많이 찾아봤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학교 도서관에서 영어잡지를 자주 읽고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전공서적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영어를 읽고 정리했습니다. 정리하는 방법은 예를 들어서 제가 고등학교 때 영자신문을 보다가 관심있는 기사를 발견하게 되면 그것을 잘라서 공책에 붙였습니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들은 다 형광펜으로 표시하고 영영사전을 이용하여 찾았습니다. 영영사전을 사용했던 이유는 조금이라도 어려운 단어로 가게 되면 한국어와 1:1대응되지 않는 것이 많기 때문에 좀 더 자세한 뜻풀이를 알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팔 아픈 줄 모르고 영영사전에 있는 내용을 쓰고 예문까지도 다 썼었습니다. 실제로 영어로 말하거나 적을 때는 문장으로 써야 하기 때문에 그 단어에 대한 예문이나 용법, 함께 쓰이는 형용사, 전치사 등을 정리해놓는 게 도움이 됩니다. 처음에 영자신문을 읽을 때는 너무 어려워서 겨우겨우 단어를 찾아가며 읽었었는데 나중에는 한국어로 생각하지 않아도 바로 이해되는 걸 보고 너무나 신기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쓰기능력 향상에는 많이 써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어로 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 했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한국인 후원자분들이 외국인 아동에게 보내는 편지를 영작하는 봉사활동이었습니다. 그 봉사활동을 2년 정도 하면서 일상 회화에서 사용하는 문장을 번역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부담도 덜하였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좋게 번역할 수 있을 까하는 생각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좋았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친구와의 펜팔도 3년 정도 했었고 영어일기도 썼습니다. 다양한 영어 쓰기활동을 하면서 신기했던 점은 원어민이나 선생님의 첨삭을 꼭 받지 않더라도 제가 좀 더 공부를 한 뒤에 이전에 제가 쓴 글을 다시 보면 어디가 틀렸는지 스스로 알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한계는 있을 수 있겠지만 본인이 쓴 글을 스스로 고치는 것이 작문실력을 늘리는 좋은 방법 중 하나하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듣기능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영상물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때 주로 드라마와 TEPS 위주로 공부를 했었고 대학교 때는 조금 더 고급스럽고 다양한 어휘 구사를 위해 TED를 청취했습니다. 특히 원어민의 말을 몇 십번씩 듣고 마치 자신의 대사처럼 따라 하다보면 발음도 정확히 익혀지게 됩니다. 저는 영어가 잘 안 들리는 이유는 자신이 그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어민이 말하는 그대로 입으로 내뱉으면서 따라하는 연습을 계속 하다보면 머릿속에 박히기 때문에 나중에 다른 사람이 말할 때 곧 잘 들리게 됩니다. 또한 들리는 대로 말하는 방법을 통해 자주 쓰이는 문장구조, 패턴 등도 익힐 수 있습니다. 제가 초보단계였을 때 봤던 것은 미국드라마 탐정MONK 였습니다. 이 드라마는 약간 코믹하면서 재밌는 내용으로 다른 드라마와 달리 주인공이 말을 천천히 정확하게 합니다. 그리고 일상생활 영어를 많이 알 수 있어서 공부하는 데 좋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이 봤던 드라마는 THE OFFICE입니다. 일단 드라마의 배경이 사무실이기 때문에 말도 조금 더 빠르고 사무실에서 본인이 말하고 싶은 영어를 따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말할 때 사용하는 표정이나 제스처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저는 듣기만 하는 것보다는 드라마를 더 선호합니다.
말하기능력 향상에는 화상영어가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때 화상영어를 약 5년 정도 하면서 영어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주 2회 20분씩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하지는 않았지만 장기간 꾸준히 계속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펜팔 친구와 가끔씩 대화를 했었고 대학교에 입학하여 2년 동안 한국어 봉사했었습니다. 특히 저는 한국어를 거의 모르는 외국인들을 가르쳐야 했기 때문에 영어를 사용하면서 가르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방식으로 저는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만들어왔습니다. 여러분들도 여러 후원단체를 통해 번역봉사를 하실 수 있습니다.
단어를 외울 때 영어단어와 한국어를 1:1대응하여 습득하는 것을 비추천합니다. 왜냐하면 일단 간단한 단어에서는 1:1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조금만 어려워지면 대응이 안 되는 경우도 많을뿐더러 대응이 되더라도 그 단어가 있는 읽기 자료를 읽을 때나 이해가능하지 실제로 가능하나 쓸 때는 용법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일 좋은 방법은 한국어에 1:1대응하여 영어 단어를 외우지 않고 그 단어의 영어풀이, 예문을 찾아보고 어떠한 전치사, 형용사, 명사, 부사와 더 자연스럽게 쓰이는지 확인 후에 외우게 되면 그 단어를 좀 더 폭 넓게 이해할 수 때문에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기억에 오래남아서 응용할 때도 편리하게 됩니다.
요즘 영상물을 이용한 공부방법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상물만 많이 보는 것은 비추천합니다. 왜냐하면 한국말도 계속 듣기만 하고 적어놓거나 메모하지 않으면 그 말은 잘 쓰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영상물을 자기 교재로 따라 말해본다거나 받아쓴다든가 한국어로 번역한다거나 하는 등의 능동적인 노력이 가미가 되어야 영상물을 가지고 공부를 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재미있는 것을 보고 노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진짜 많이 본다고 해서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