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넘어 새로운 꿈에 도전하는 고씨의 친구, 마침 고씨가 조금 연이 닿는 분야라서 아는 한에서 조언해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나오는 것부터 누가 가르쳐줄 수 없이 스스로 만들어야 할 부분까지 모든 걸 줄기차게 묻는 친구에게 고씨는 점점 지친다네요. 최대한 친절히 안내해주고 있는 고씨인데 가끔 친구는 더 속시원한 해법이 없는지 실망하는 낌새도 내보입니다. “다 떠먹여 달라 그러면, 내가 네 엄마도 아니고 우리 엄마도 나한텐 그렇게 안했다”고 말해버리고 싶기도 합니다.
36번째 〈답없수다〉에서는 중요한 문제를 하나부터 열까지 묻고 의지하려는 친구 때문에 고민하는 고씨의 사연을 다뤘습니다. 이혜인, 김여란 기자가 옛 ‘호구시절’을 거름 삼아, 남에게 뻔뻔한 부탁을 습관적으로 하는 이들에게 대처하는 비법을 전수합니다. 부탁받는 이가 괴로울 만한 부탁을 계속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고마움도 미안함도 아마 잘 알지 못하는 게 아닐까요. 최고의 해법은 역시 고씨도 ‘아몰랑’? 기꺼이 돕고 싶은 마음이 드는 선까지만, 돕고 싶은 사람한테만 친절을 나눠주시길 바랍니다.
고씨를 위해서는 영화 〈세상의 모든 계절〉을 추천합니다. 평화롭고 안정적인 노부부와 그들에게 삶을 의지하려 드는 고독한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인생에는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 내내 꾸준히 자신만이 책임지고 가꿔야 할 부분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