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날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하고 있었잖아--남자 

넌 날 좋아하고 있는 건지 도무지 잘 모른다고 했지?

아니 넌 날 좋아해. 그것도 아주 많이. 

네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면 내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그렇게 웃진 않을 거야. 

내 신발 끈이 풀린 걸 보고 그때마다 신발 끈 매라고 하지도 않을 거구. 

지나가던 사람이 괜히 떨어져서 고궁을 걷는 우리 둘을 보고,

사진 찍어주겠다 했을 때, 기억나?

그때 난 모든 걸 알아차렸어.

사진을 찍으면서 가만히 내 쪽으로 기대오던 널 느꼈거든. 

"이런 기분은 뭐야?"라고 네가 물었을 때 

넌 왜 날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지 묻고 싶었어. 

"어른이 되는 어질어질한 기분은 이렇게 복잡해도 되는 거야?"라고 

물었을 때도. 

넌 왜 사랑한다는 말을 그렇게 뱅뱅 돌려 말하느냐고도 묻고 싶었지. 

아직도 모른다면 내가 가르쳐줄게. 

넌 날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하고 있었어.

그 순간, 내가 널 좋아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