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나 마음이 자꾸 엉켜요---여자 

나 동아리 잘못 들어갔나 봐요.

저녁때 집에 오는 길에 학교 매점에서 사 먹은 우유에 체한 걸 보면,

잘 모르겠어요.

피가 안 통하는데 그게 영화 때문인지,

아무것도 먹기 싫은데 그게 감동적인 여주인공 때문인지.

아니, 잘 모르는 것도 아니에요. 

자꾸 그 선배 얼굴이 떠오르고, 일본어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만 들고,

그런 거 보면, 나 너무 이상하죠?

왜 사람은 빠지는 데를 잘 알면서도 거기서 자꾸 빠지죠?

그러고 나서 후회하면서도 안돼 안돼 하면서도 

왜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냔 말이에요. 

좋아하는 사람이 일본에 있어서 일본 가려구,

일본어 열심히 공부하려고 했던 거거든요.

근데 동아리 들어가자마자 한 선배한테 빠져버렸으니,

엉망진창, 자장면에다 짬뽕 국물 부어 먹은 기분이에요. 

누가 나를 꽉 짜서 잘 말린 다음, 다려줬음 좋겠어요. 

낼 선배를 봐야 하는데 온통 설레는 기분 때문에

실수를 해버릴가 걱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