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정도면 괜찮지 않냐? --남자 

너 잘들어 

앞으로 내가 뭘 하든지 너 뭐라고 하면 안 돼.

난 정말 다르게 살고 싶어서 그러는 거거든. 

내가 아이스크림을 두 손으로 녹여서 봉지를 뜯은 다음 

후루룩 마셔버리는 거.

그게 뭐가 이상해? 난 몇 년째 이렇게 먹고 있는 건데.

그리고 빨간 불에 건너는 거 그게 뭐가 잘못이야?

차가 하나도 안 다니는 2차선 도로에 

신호등 매달아 놓은 사람들이 잘못이지, 내가 잘못이야?

너 나하고 계속 만날 거면 나한테 잘하면 안되냐? 

잔소리만 하지 말구, 니가 날 좀 업어주면 안되냐구.

성의 부족이야? 아니면 머리나 가슴이 못 따라오는 거야? 

이를테면 난 이런 인생관을 갖고 사는 사람이야 

어? 이 얘기 언젠가 하지 않았던가?

흐느적흐느적 씩씩할 거구, 불행하게 행복할 거구,

배부르게 배고플 거구, 잘난 척하면서 겸손할 거구,

사랑하면서 너 무시할 거야..

멋있지 않냐?

뭔가 맞지 않는 것 같아도 이거 이래 봬도 말 되지 않냐?

난 멋있고 싶은 사람인데 니가 자꾸 뭐라 그럼 내가 자꾸 움츠려야 되잖아..

알았지? 나한테 너 자꾸 뭐라 그럼 안된다.

자냐? 알았다. 나도 잘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