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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왼손잡이들의 사랑---여자
사람이 이렇게도 만나지는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처음엔 하나도 실감이 나질 않았어요.
그냥 꿈꾸고 일어난 기분, 장난이 심한 친구한테 웃긴 농담을 듣고 난 기분.
그냥, 길에서 아르바이트로 설문 조사 하고 있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살고 싶은 집의 형태를 묻는 건설회사 설문이었죠.
다섯 시간 동안을 사람 많이 다니는 길에 서서 조사를 하면 되는 거였는데
왜 이런 경우 거의 대부분, 설문에 응해주시질 않잖아요.
근데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치더니 그러는 거였어요.
"그건 설문 맞죠?줘 보세요. 제가 해드릴게요."
전 깜짝 놀랐어요. 그렇다고 설문에 응해주는 분들한테
선물을 주는 것도 아니었는데 암튼 전 설문지를 내밀었죠.
근데 그 사람,
눈은 설문지에 고정시키고 항목에 하나하나 체크를 하면서도
입으로는 저에 대한 설문을 하는 거예요.
"나이는요?주소는요? 아파트가 좋으세요? 단독주택이 좋으세요?"
그리고 "일 끝나는 시간은요?"
나빠 보이지 않았어요.
사람이 유난히 푸근해 보여서 난 그 사람이 볼펜을 쥔 왼손을
한참 동안 바라봤어요.
유난히 하얗고, 기다란 손가락,
"어? 왼손잡이시네요, 저도 그런데"
내 그말에 동시에 우리 두 사람은 눈동자가 안 보이도록 웃었어요.
그게 우리가 만나서 사귀게 된 믿을 수 없는 사건의 전말이에요.
By 瑾75. 왼손잡이들의 사랑---여자
사람이 이렇게도 만나지는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처음엔 하나도 실감이 나질 않았어요.
그냥 꿈꾸고 일어난 기분, 장난이 심한 친구한테 웃긴 농담을 듣고 난 기분.
그냥, 길에서 아르바이트로 설문 조사 하고 있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살고 싶은 집의 형태를 묻는 건설회사 설문이었죠.
다섯 시간 동안을 사람 많이 다니는 길에 서서 조사를 하면 되는 거였는데
왜 이런 경우 거의 대부분, 설문에 응해주시질 않잖아요.
근데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치더니 그러는 거였어요.
"그건 설문 맞죠?줘 보세요. 제가 해드릴게요."
전 깜짝 놀랐어요. 그렇다고 설문에 응해주는 분들한테
선물을 주는 것도 아니었는데 암튼 전 설문지를 내밀었죠.
근데 그 사람,
눈은 설문지에 고정시키고 항목에 하나하나 체크를 하면서도
입으로는 저에 대한 설문을 하는 거예요.
"나이는요?주소는요? 아파트가 좋으세요? 단독주택이 좋으세요?"
그리고 "일 끝나는 시간은요?"
나빠 보이지 않았어요.
사람이 유난히 푸근해 보여서 난 그 사람이 볼펜을 쥔 왼손을
한참 동안 바라봤어요.
유난히 하얗고, 기다란 손가락,
"어? 왼손잡이시네요, 저도 그런데"
내 그말에 동시에 우리 두 사람은 눈동자가 안 보이도록 웃었어요.
그게 우리가 만나서 사귀게 된 믿을 수 없는 사건의 전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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