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만 보면 실실 웃게 됩니다--남자 

외롭지 않습니다. 나는, 

전화기를 타고 들리는 그녀의 웃음소리에 

한 며칠 물을 주지 않아 바싹 마른 식물에 비가 내린 것 같습니다.

씩씩해집니다.

어딘가로 향하는 발걸음도 그녀를 만나러 가는 발걸음처럼 가볍습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밥을 먹고도 배가 고프다고 거짓말을 할 수 있습니다. 

한번도 안해봐서 서툴겠지만 호수에서 배를 타고 노를 저을 수도 

잘 못하겠지만 

야외 무대에서 열리는 즉석 노래자랑에 나가 

구애의 의미를 담을 노래를 부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녀만 보면 자주 실실 웃게 돼서,

바보 같단 소리를 들어도 괜찮을 겁니다.

내가 마치 콘센트가 되어서 수많은 코드들을 꽂은 기분입니다.

그래서 나는 차고 넘칩니다.

모두 그녀가 내 옆에 있기 때문이에요. 

나는 이렇게 그녀의 잔잔한 감정을 어질러놓고 싶고

자꾸 귀찮게 하고 싶은 악동입니다. 

이쯤 되면 그녀가 나한테 왜 그렇게 유치찬란하냐고 물어오지 않을 까요

그러면 그때 나는 그게 다, 너 때문이라고 씩씩하게 말할 수 있을 까요? 

내가 그녀를 사랑하려면 이만큼의 마음만 가지고도 충분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