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무엇보다 일자리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당연히 다양한 해석과 접근이 나온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도 그 프레임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여긴 후보자는 중요한 이슈로 제기했다. 선거 공학적으로는 괜찮은 전략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는 그 실체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설명하지 못했다. 그저 자신을 뽑아야 그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만 반복했다.
미국의 유명한 잡지 <포브스>는 연말마다 미국의 상위 고소득자 명단을 발표한다. 해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70% 이상이 자기창업자다. 자기창업자는 과거에 매달리지 않는다. 미래 가치를 추구하고 미래의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어떤가. 비공식적이기는 하지만 사회경제학자들이 대략 조사했더니 우리는 상위고소득자 80% 이상이 가업계승자다. 그들도 미래 가치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거기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특히 가업계승자들은 자기 창업을 해본 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설령 자신이 사업을 확장하는 창업의 분야가 있다 해도 그것은 상대적으로 매우 유리한 조건과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사람들이 미래 가치와 미래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까지 중국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으면서 의도적으로 폄하하거나 단순히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려는 차원으로 접근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의 빠르고 놀라운 진보의 속도는 이미 상당 부분에서 우리를 추월하고 있고 경쟁의 대상에서 우리를 밀어내고 있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더 본질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오랫동안 사회주의 경제를 따른 중국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불가피하게 혹은 원천적으로 자기창업자들에 의해 경영된다는 점이다. 아마도 현재의 중국의 기업들 90% 이상이 자기창업자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과 중국에 낀 한국의 경제상황과 기업들의 전망은 어떠한가? 기본적으로 이러한 문제의식과 본질인식이 없다면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제대로 대비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 무지와 맹목의 틀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그걸 먼저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