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보고 있다

기자는 울지 않는다, 새누리가 쪼개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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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겨레 모든 기자들이 바쁘지만 그중에서도 새누리당 출입기자들이 제일 정신없이 바쁩니다. 강고한 수구 기득권 패권주의 정당인 그 당이 쪼개지기 때문이죠. 새누리당 담당 반장인 석진환 기자는 친박과 비박이 으르렁거려도 설마 쪼개질까, 의심했다고 합니다. 한국정치사를 관통하는, 보수는 분열하지 않는다는 ‘아재식 믿음’이었겠죠. 반면 젊은 이경미 기자는 비박계가 박근혜 탄핵을 실행하면서 친박과는 한 배를 타고 갈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이경미 기자는 지난 4월 총선 때 한겨레 정치팀의 모든 기자가 한목소리로 새누리당의 압승을 점칠 때 홀로 “압승까지는 아니다”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아, 탁월한 예지력을 일찍이 입증한 바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통과 이후 새누리당이 깨질 듯 말 듯 혼돈의 시기도 있었습니다. 분당의 기로에서 기류가 확확 바뀌었던 터라 기자로서는 훨씬 많은 취재를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탄핵 정국에서 국민들에게 ‘스맛폰 테러’를 당한 의원들 상당수는 휴대전화번호를 바꾸고 모르는 번호는 아예 안 받기 일쑤였답니다. 담당기자들의 취재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100년 정당처럼 보이던 새누리당의 분열이 초읽기에 들어갔어도 ‘룰루랄라’ 신이 난 사람은 있습니다.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정우택 의원입니다. 먼저 야당을 막무가내로 찾아갔다 까이는 ‘문전박택 쇼’를 시전하더니 기자들로부터 “이정현을 능가한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습니다. 의원총회 열기 전 모두발언을 무려 20분간 “털었는데”, “문장이 안 끝나고 마침표도 없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기자들은 “말문이 속사포처럼 터져 받아치기 힘든 이정현 전 대표보다 강자가 나타났다”며 혀를 내둘렀다고 하네요.
이 와중에 새누리당을 담당하다가 신년기획팀으로, 다시 특검취재팀으로 ‘파견 노동자’의 삶을 살고 있는 김남일 기자는 걱정이 태산입니다. 내년 초에 파견이 해제돼 다시 정치팀으로 돌아왔을 때 다른 팀원들이 비박당 취재를 선점하고 자신은 친박만 남은 새누리당을 담당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그래도 새누리당을 “우리당”이라고 부르며 인간적인 면모를 과시했던 김남일 기자가 새누리당을 커버할 수 있는 적임자이긴 하겠죠. 유승민도 가고 남경필도 가고 반기문도 돌아보지 않을 친박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원유철, 이인제, 김태호 같은 사람들이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다고 합니다. 대선 다자구도 참 볼 만하겠네요. 새누리당의 분당과 담당 기자들의 애환, ‘언니가보고있다’ 45회에서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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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보고 있다By 한겨레 정치B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