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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읽기 (8) : [소요유 3장] 혜자와 장자의 해체적 대화 - 커서 쓸모 없음의 쓰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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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혜자와 장자의 해체적 대화(1) : 커서 쓸모없음의 유용성 – 쓰임새의 차이
3.1.a. 惠子謂莊子曰(혜자위장자왈): “魏王貽我大瓠之種(위왕이아대호지종), 我樹之成而實五石(아수지성이실오석). 以盛水漿(이성수장), 其堅不能自擧也(기견불능자거야). 剖之以爲瓢(부지이위표), 則瓠落無所容(즉호락무소용). 非不呺然大也(비불효연대야), 吾爲其無用而掊之(오위기무용이부지).”
3.1.b. 莊子曰(장자왈): “夫子固拙於用大矣(부자고졸어용대의). 宋人有善爲不龜手之藥者(송인유선위불균수지약자), 世世以洴澼絖爲事(세세이병벽광위사). 客聞之(객문지), 請買其方百金(청매기방백금). 聚族而謀曰(취족이모왈): ‘我世世爲洴澼絖(아세세위병벽광), 不過數金(불과수금). 今一朝而鬻技百金(금일조이육기백금), 請與之(청여지).’ 客得之(객득지), 以說吳王(이설오왕). 越有難(월유난), 吳王使之將(오왕사지장). 冬與越人水戰(동여월인수전), 大敗越人(대패월인), 裂地而封之(열지이봉지). 能不龜手一也(능불균수일야); 或以封(혹이봉), 或不免於洴澼絖(혹불면어병벽광), 則所用之異也(즉소용지이야).
3.1.c. 今子有五石之瓠(금자유오석지호), 何不慮以爲大樽而浮乎江湖(하불려이위대준이부호강호), 而憂其瓠落無所容(이우기호락무소용)? 則夫子猶有蓬之心也夫(즉부자유유봉지심야부)!”
3.1.a. 혜자(惠子)가 장자에게 일러 말하길, “위(魏) 왕이 나에게 큰 조롱박 씨를 전해주었는데, 내가 그것을 심었더니 자라나서 조롱박이 열렸는데 다섯 석 크기가 되었다. 물이나 장을 담아두기에는, 그것이 견고하여 능히 혼자서 들 수가 없다. 쪼개서 바가지로 하기에는, 조롱박이 빠져 들어서 쓸 데가 없었다. 꽉 채우지 못할 정도로 너무 커서, 나는 그것이 쓸모없게 되어 치워 버렸다.”
3.1.b. 장자가 말하길, “무릇 당신이 오로지 큰 것을 쓰는 데에 서투른 것이다. 송나라 사람 중에 손이 트지 않는 약을 잘 만드는 자가 있었는데, 집안 대대로 솜을 씻어 빠는 일을 해왔다. 나그네가 그것을 듣고, 그 방법을 백금에 사기를 청했다. 가족들을 모이게 하여 꾀하여 말하길, ‘우리가 대대로 솜을 씻어 빠는 일을 하고 있지만, 벌이가 불과 몇 금밖에 되지 않는다. 이제 하루아침에 재주를 백금에 팔게 되었으니, 청대로 그것을 주자.’ 나그네가 그것을 얻고서 오(吳)왕을 설득했다. 월나라와 전쟁이 있게 되자, 오왕은 그를 장수로 삼았다. 겨울에 월나라 사람들과 수상전을 벌여, 월나라 사람들을 크게 물리치니, 땅을 나누어 제후로 하사 받았다. 능히 손이 트지 않는 것은 같았으나, 어떤 사람은 땅을 하사 받았고, 어떤 사람은 솜을 씻어 빠는 일을 면하지 못하니, 곧 쓰는 데가 달랐기 때문이다.
3.1.c. 이제 당신에게 다섯 석 크기의 조롱박이 있는데, 어찌 큰 술통이 되게 해서, 강과 호수에서 띄울 생각을 하지 않고서, 그 조롱박이 빠져 들어서 쓸데가 없다고 근심하는가? 이는 곧 당신이 마치 쑥 같이 꼬인 마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인가 보구나!”
3.2. 해체적 대화(2) : 커서 쓸모없음의 무해성 – 쓸데없어 괴로움이 없다!
3.2.a. 惠子謂莊子曰(혜자위장자왈): “吾有大樹(오유대수), 人謂之樗(인위지저). 其大本擁腫而不中繩墨(기대본옹종이부중승묵), 其小枝卷曲而不中規矩(기소지권곡이부중규구). 立之塗(입지도), 匠者不顧(장자불고). 今子之言(금자지언), 大而無用(대이무용), 衆所同去也(중소동거야).”
3.2.b. 莊子曰(장자왈): “子獨不見狸狌乎(자독불견리성호)? 卑身而伏(비신이복), 以候敖者(이후오자); 東西跳梁(동서도량), 不避高下(불피고하); 中於機辟(중어기벽), 死於罔罟(사어망고). 今夫斄牛(금부리우), 其大若垂天之雲(기대약수천지운). 此能為大矣(차능위대의), 而不能執鼠(이불능집서).
3.2.c. 今子有大樹(금자유대수), 患其無用(환기무용), 何不樹之於無何有之鄉(하불수지어무하유지향), 廣莫之野(광막지야), 彷徨乎無為其側(방황호무위기측), 逍遙乎寢臥其下(소요호침와기하). 不夭斤斧(불요근부), 物無害者(물무해자), 無所可用(무소가용), 安所困苦哉(안소곤고재)!”
3.2.a. 혜자가 장자에게 일러 말하길, “나에게 큰 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가죽나무라고 부른다. 그 큰 등걸은 움푹하고 튀어나와 먹줄을 치기에 맞지 않고, 그 작은 가지는 휘어지고 구부러져 자로 재기에 맞지 않는다. 길가에 서 있는데도, 목수가 쳐다보지 않는다. 지금 당신이 하는 말이 커서 쓸모가 없으니, 사람들이 하나같이 떠나는 것이다.”
3.2.b. 장자가 말하길, “당신은 홀로 살쾡이와 족제비를 보지 못했는가? 몸을 낮추어 엎드려서, 놀러 나오는 놈을 기다린다. 동쪽서쪽 뛰어다니며, 위아래를 가리지 않다가, 덫에 걸려 들어 그물에 걸려 죽는다. 무릇 야크(斄牛)는 그 크기가 마치 하늘에 드리운 구름과 같다. 이것이 능히 크기는 하겠지만, 쥐를 잡을 수는 없다.
3.2.c. 이제 당신에게 큰 나무가 있어, 그것이 쓸모없다고 근심을 하는데, 어찌 그것을 아무도 없는 시골에 심어두지 않는가, 광활한 들판에서, 그 나무 곁에서 하릴없이 거닐면서, 그 나무 아래에 엎드려 누워서 노닐 지를 어찌 아니하는가? 도끼에 베여 요절하지도 않고, 사물이 해할 일이 없으니, 쓸 수 있는 데가 없어, 어찌 괴로움에 빠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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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인문학 카페By 신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