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나는 미술 대학에 다니며 밤마다 도자기를 만들었다. 학교에서 야간작업을 하는 동안 우리가 주로 먹은 것은 삼각 김밥과 햄버거, 닭튀김, 피자 같은 완전 조리 식품이었다. 재료의 맛을 느낄 시간도, 요리할 시간도 없었으므로. 또 그런 음식은 가성비가 가장 뛰어나기도 했다. 취업만 하면 다른 음식으로 우리 몸을 채울 줄 알았다.
요즘 내가 자주 먹는 건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사천 원이 채 안 되는 아침 메뉴다. 문득 골고루 챙겨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채소를 사 봤지만 냉장고에서 시들어 갔다.
엄마 밥이 그립다.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일어나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면 엄마가 나를 불렀다. "밥 먹어라." 다진 소고기를 넣은 가지볶음이며 양배추찜, 갈치구이, 들깨 미역국, 고추장 멸치볶음까지 밥상에는 어느 하나 간단한 게 없었다.
독립 이 년 차, 사회생활 오 년 차. 사소한 일에도 자주, 빨리 화가 난다. 어째서인지 내가 먹는 음식들의 속도를 닮아 가는 지금이 슬프다.
『 #좋은생각 』 6월호 중에서
당신의 식습관을 들으면
당신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 앙텔름 브리야사바랭 (Jean Anthelme Brillat-Sav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