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Genome Compass

정밀 주거시대의 게놈 나침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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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주거 환경은 단순히 편안함을 넘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데 있어 유전자를 어떻게 타고나는가 만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과 경험이 그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입니다.

특히 후성유전학(epigenetics)적 관점에서 볼 때, 주거 환경은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DNA 메틸화, 히스톤 변형, miRNA 조절 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고령자를 위한 실버타운과 같은 주거 모델은 이러한 후성유전학적 설계를 통해 노화 속도를 늦추고 질병 위험을 줄이는 실험적 환경이 될 수 있습니다. 정서적 안정, 자연 및 햇빛 노출, 규칙적인 식사 및 운동, 양질의 수면 등이 특정 유전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기억력 향상, 노화 지연, 대사 조절, 염증 억제 등을 도울 수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연결망인 커뮤니티는 유전자 기능을 보호하는 '사회적 백신'으로 설명됩니다. 사회적 고립은 유전자의 작동 방식에 영향을 미쳐 만성 염증 상태를 유발하기 쉽지만, 사회적 교류는 유대 호르몬과 도파민 경로를 활성화하고 뇌 기능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여 신경 퇴행을 지연시키는 후성유전적 보호 기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래의 주거 공간은 개인의 유전체 및 후성유전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맞춤형 설계가 가능한 유전체 기반의 정밀주거 플랫폼(Precision Living)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의 유전자는 매일 머무는 공간, 숨 쉬는 공기, 받는 햇살, 함께 웃는 사람 등 환경과 끊임없이 반응하고 조절되는 능동적 메신저이며, 주거 환경은 유전자의 발현을 결정하고 커뮤니티는 생명을 연장하는 또 하나의 유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수는 이제 우리가 선택하는 주거 환경과 커뮤니티 속에서 설계 가능한 과학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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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Genome CompassBy Dr. Min-Seob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