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18일 광주 5·18 국립묘역에서 열린 '광주 민주화운동 24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분열을 극복하는 일이야말로 우리에게 맡겨진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이제 화합과 상생의 시대를 열어야 하며,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명실상부한 통합의 길로 나아가자"고 호소합니다. 이어 "권위주의 시절의 기득권과 향수도 이제는 버려야 하며, 고통과 분노, 증오와 원한도 이제 뛰어넘어야 한다"며, "용서하고 화해해서 하나가 되자"고 역설합니다. 특히 "5·18은 독재에 대한 시민의 저항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과거 군사독재 정권들이 장기집권을 위해 또는 장기집권의 결과로서 호남을 따돌리고 국민을 지역으로 갈라치고 이간질해 분열시킨 반역적 범죄행위에 대한 저항이기도 했다"고 평가합니다. 덧붙여 "5·18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그 누가 민주주의를 외칠 자격이 있는지를 온몸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광주에서 시작된 민주화의 불꽃은 87년 6월항쟁을 거쳐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내고 마침내 시민참여혁명, 참여민주주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어 "지난 3월 전국의 밤을 환하게 밝혔던 촛불시위를 TV를 통해 지켜보았다"며, "선진 민주국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평화적이고 질서정연한 모습은 크나큰 감동을 주었고, 이는 바로 5·18 광주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하다. 끝으로 "통합된 힘으로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고치고, 성숙한 민주주의 시대, 평화와 번영이 함께하는 동북아 시대를 앞장서 열어나가자"며, "이것이 (바로) 5·18이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숙제이자 5·18의 숭고한 뜻을 완성하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