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개그맨이나 예능인이라 할만한 사람들이 2500~2600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사마천 같은 역사가는 그런 이들을 골계가라 했습니다. 음악에 능하고, 우스갯소리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골계가들은 군주의 곁에 머물며 군주의 귀를 즐겁게 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역할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군주가 잘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신랄한 풍자와 멋들어진 해학으로 군주를 올바른 길로 이끌었습니다. 직접적인 말이 아니었습니다. 은유법과 반어법을 섞어가며 절묘한 말솜씨로 군주의 그릇된 마음을 되돌려놓았습니다.
요즘으로 친다면 풍자개그였던 셈이죠. 심지어 우전이라는 골계가는 천하의 폭군이라는 진시황 앞에서 스스로 직접 ‘짠’ 개그로 멋들어진 ‘개그콘서트’를 선보였습니다. 호위군사들을 위한 개그코너였습니다. 최근 개그맨이자 방송진행자인 김제동씨의 군 관련 발언이 논쟁중입니다. 국방부 차관을 지낸 국회의원과 국회 국방위원장, 국방부장관까지 나서 ‘사실과 다른 발언이니 입장을 밝히고 사과하라’는 등의 요지로 김제동씨의 발언을 문제삼았습니다. 이 참에 개그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번 짚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 104회는 ‘진시황 시대의 개그콘서트…그리고 김제동 발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