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흥미로운 발굴기사가 떴습니다. 김유신 장군의 집터(종택)인 재매정지(財買井址·사적 246호)에서 갑옷이 출토됐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김유신 장군이 입었던 갑옷은 아니었으므로 호사가의 입장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웠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 발굴을 보면서 새삼 김유신 가문의 종가인 ‘재매정택’을 떠올리게 됩니다. 재매정택은 최전성기 신라를 대표하는 가문이기 때문입니다. 요즘으로 친다면 권력형 축재로 성공한 재벌가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김유신의 ‘재매정택’은 한마디로 신라 최고의 재벌가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유신의 재매정택은 돈만 좇는 탐욕의 재벌은 아니었습니다.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을 했던 가문이고자 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명문가였습니다.
김유신의 ‘재매정택’을 포함해서 전성기 신라에는 무려 39곳의 호화저택이 있었다고 합니다. 〈삼국유사〉는 이 39채의 호화저택을 황금이 쏟아져들어가는 금입택(金入宅)이라 했답니다. 한마디로 금테두른 저택이라는 뜻이겠죠. 이들이 축적한 재산은 상상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재벌기업에 가부를 강요했듯이 당대 신라 임금도 ‘금입택’ 가문에 ‘돈 좀 내라’는 명을 내렸다고 합니다. 아마 그때도 ‘강요된 기부’였겠지요. 어떻든 김유신의 종가 ‘재매정택’ 발굴을 계기로 신라 전성기의 재벌가들을 한번 알아보려 합니다.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는 ‘금테 두른 김유신 저택, 그 속에 숨겨진 명문가의 향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