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129회 쫓겨난 보물. 신라 황금귀고리의 기구한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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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보물과 관련된 기막힌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1933년 마을주민이 밭을 갈다가 발견한 경주 노서리 215번지 유물입니다. 그러나 주민이 수습한 것은 반쪽이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현장을 찾은 일본인 학자 아리미쓰가 나머지 반쪽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마을주민이 찾은 반쪽은 서울(조선총독부 박물관)에, 나머지 반쪽은 도쿄(국립제실박물관)으로 갔습니다.
졸지에 이산가족이 된거죠. 왜 그렇게 흩어진 것일까요. 1965년 한일협정이 체결되고 이듬해인 1966년 문제의 노서리 유물 반쪽이 반환됩니다. 두 유물이 합체됐겠죠. 이듬해인 1967년 문화재위원회는 그렇게 합쳐진 유물 중 팔찌(454호), 귀고리(455호), 목걸이(456호) 등을 보물로 지정합니다.
그렇다면 해피엔딩으로 끝났을까요. 아닙니다. 귀고리가 문제였습니다. 이 귀고리는 42년 뒤 보물의 지위를 잃어버립니다. 즉 보물 455호의 목록에 오른 유물은 노서리 출토 귀고리가 아닌 ‘황오동 출토 귀고리’로 둔갑해버립니다. 출토 때부터 반으로 나뉘었고, 서울과 도쿄로 흩어졌다가 천신만고 끝에 해후했는데, 이제는 더 잘 생기고 예쁜 배우자를 만났다고 소박당한 꼴입니다. 졸지에 보물의 지위를 잃어버린 노서리 금귀고리는 지금 이 순간도 천덕꾸러기 신세입니다.
1966년 반환 이후 단 한번도 수장고 밖을 나오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유물 사진 역시 흑백으로만 남아있습니다.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129회 팟캐스트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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