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133회 들입다 바드득 안으니···19금 노래에 빠진 김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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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택의 가곡집 〈청구영언〉 하면 어떤 노래가 생각나십니까. 태종 이방원의 ‘하여가’와 고려 충신 정몽주의 ‘단심가’ 같은 고고한 노래가 떠오르겠지요.
뭐 국어책에서 배웠으니 당연히 그럴 겁니다. 옛 성현들의 노래를 한글로 소개했다는 점에서 〈청구영언〉의 가치는 필설로 다할 수 없지요.
그런데 이 〈청구영언〉을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노래들이 잇달아 발견됩니다. 이른바 ‘만횡청류’ 노래인데요. 시쳇말로 ‘남녀상열지사’ 노래, 아니 지금으로 치면 19금 노래들입니다. 한 두 곡이 아닙니다. 뭐 ‘들입다 바드득 안으니… 빨간 치마 걷어 올리니…’ 뭐 이런 노래가 나오지 않나, ‘마흔살에 계집질하니… 이 재미 알았던들 기어 다닐 때부터 했겠네’ 하는 노래까지 있습니다. 심지어는 바람피우는 유부녀에게 ‘니 남편한테 이른다. 니가 김서방하고 삼밭에서 쓰러진 행태를…’ 하는 적나라하게 노랫말까지 모아두었습니다. 당대 조선사회에서 ‘음란하기 짝이 없는 난세지음’의 딱지가 붙은 노래들이었습니다.
김천택도 그걸 모를 리 없었습니다. 고심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김천택은 왜 이 음란하기 짝이 없는 ‘19금’ 노래에 푹 빠졌을까요.
요즘 국립한글박물관은 김천택의 〈청구영언〉과 관련된 특별전을 열고 있습니다. 특별전이 열리는 김에 당대 ‘아양지계’라는 밴드까지 결성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김천택의 삶을 돌아보고, 특히나 그가 19금 노래에 빠진 이유를 한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 133회는 ‘들입다 바드득 안으니…19금 노래에 빠진 김천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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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By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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