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137회 청동기 노출남, 그는 왜 나체쇼를 벌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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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아주 싼값에 구입한 청동유물의 녹을 닦았더니 흥미로운 문양이 나타났습니다.
한면에는 나뭇가지에 새가 앉아있었고, 다른 면에는 사람 3명이 각기 다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새와 나뭇가지는 ‘솟대’를 연상시켰습니다. 문제는 다른 면에 새겨진 세 사람이었습니다. 그래도 두 사람은 해석가능했습니다. 토기항아리에 곡식을 저장하는 이는 여인 같아보였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괭이를 들고 땅을 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 남자가 이상했습니다. 남성기를 자랑스레 노출한채 따비(쟁기)를 움직이면서 천연덕스럽게 밭을 갈고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왜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채 이렇게 ‘알몸 밭갈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을까요. 지금 같으면 영락없는 노출증 환자로 지탄받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조선중기의 학자인 유희춘의 〈미암집〉에 단서가 있었습니다. 해마다 입춘날 벌거벗고 맡을 가는 세시풍습이 함경도 지방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과연 기원전 4~3세기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중기까지 장장 2000년 동안 이 해괴망측한 퍼포먼스가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 137회 ‘청동기 노출남, 그는 왜 나체쇼를 벌였을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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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By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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