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2]
어느 날 신이 그를 찾아왔다. 그래, 진짜 신 말이다.
점심때가 한참 지나 일어난 그는 여느 때처럼 팬티만 입은 채로 거실 소파로 갔다. 거기에 신이 앉아있었다.
생각보다 신은 소박한 모습이었다. 소박하다 못해 초췌하기까지 했다.
지쳐보였고 짜증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남자는 단박에 그가 신인 것을 알았다. 이유는 모른다.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의 삶에 특별한 건 없다. 전무하다 봐도 될 것이다.
그는 취미로 산다. 우습게도 그에게 삶은 고작 이 정도다.
굳이 말하자면 삶에 취향이 있다고 해야 하나.
좌판 펼치듯 삶과 죽음을 펼쳐내어 둘 중 하나를 고른 것이다.
죽음은 전혀 두렵지 않다. 다만 죽는 과정은 좀 귀찮을 것 같다.
아플 것 같기도 하다. 아픈 건 질색이다.
그래서 그가 아직까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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