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백년하청의 성어를 낳았던 황하가 급속도로 맑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2000~2015년 사이 황하에 유입되는 토사량이 연간 2억6000t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수십년간의 치수정책이 성과를 냈단다. 그렇다면 ‘1000년 만에 성인이 나타날 징조’라고 기뻐해야 할 일이 아닌가.
아닌게 아니라 황하가 맑아졌다는 소식을 들은 조선 중기의 문장가 장유(1587~1638) 역시 ‘황하가 사흘간 맑아졌다니 하늘의 뜻 정녕코 태평시대 열려는 듯 하다(大河三日澄光 天意丁寧泰運昌)’고 좋아했다.
하지만 장유 이후 400년이 지난 지금 ‘맑아진 황하’를 한없이 기뻐할 수 있을까. 개운치 않다. 인공적으로 대자연의 균형을 무너뜨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얼핏 생각해봐도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 무엇보다 새삼 눈을 돌려 찾아본다. 대체 성인이 어디쯤에서 나온다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