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192회 조선의 소설열풍과 요지경 댓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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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소설책을 읽어준다고? 아니야. 한문책을 읽어야 잠이 잘 와.”
1758년(영조 34년) 도제조 김상로(1702~?)가 좀체 밤잠을 이루지 못하던 영조에게 “오늘 밤 제가 읽어주는 언문(한글) 소설책을 들으시면서 잠자리에 들으시라”고 권했다. 그러자 영조는 “한글소설이 아니라 한문소설을 읽어야 잠이 올 것”이라면서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아재 개그’ 한편을 들려주었다.
“예전에 어떤 아낙이 아기가 울자 한문책으로 얼굴을 덮어주었네. 이웃집 사람이 그걸 보고는 ‘아니 왜 하필 한문책으로 아이 얼굴을 덮냐’고 물었네. 그러자 그 아낙은 이렇게 말했네. ‘아이 아버지가 잠을 청할 때마다 한문책을 읽읍디다. 그래서 나도 아이를 재우려면 한문책을 얼굴에 덮어줍니다.’ 어떤가. 아이 어미 말이 맞지 않은가. 한문책이야말로 사람을 잠들게 하는 책이라는 거지. 하하!”(〈승정원일기〉 1758년 12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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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By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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