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봤다. 인간의 본질을. 악마성을. 인간이 궁지에 몰린 약자 앞에서 얼마나 잔인해지는 지를. 어린이는 뱀만 보면 돌을 던져 죽인다. 궁지에 몰린 약자를 보면 인간은 뱀을 죽이는 아이가 된다. 인간이 원래 착하다는 식으로 전제를 깔고 하는 이야기들. 그런 위선적인 인간들에 대해서는 환멸이다. 무대가 만들어지면 악역을 흔쾌히 받는다. 무대가 없어서 그런 짓을 안 하는 것이다. 광주? 만만했다. 제주도? 섬이었다. 더 말이 필요한가? 인간의 악마성을 들추는 트리거가 있다. 당신도 그런 장소에 가서 그런 대본을 받으면 그렇게 된다. 악역을 잘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내한테 이런 재주가 있었어? 이춘재 뜻밖에 살인재능 발견. 당신은 그 악마의 다른 버전이다. 운 좋게 나쁘지 않은 대본을 받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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