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씨름은) 힘이 세야 이긴다하되 꾀가 있으면 더욱 용하다.”
17~18세기 한·일 교류의 상징인물인 아메노모리 호슈(雨森芳洲·1668~1755)의 조선어 학습지인 〈교린수지〉(交隣須知)가 설명한 조선씨름의 특징이다. 일본의 스모(相撲)과 달리 힘보다는 기술을 강조하는 한국씨름을 가리키는 말이다.
따지고보면 한국의 씨름과 비슷한 무예이자 놀이는 세계 어느 곳이나 다 존재한다. 각 대륙과 지역에 160여종의 씨름이 분포하고 있다니 말이다.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신체활동이니, 씨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놀이이자 스포츠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전 세계 각 나라와 종족은 주어진 자연환경과 역사적인 조건 속에서 저마다 개성있는 씨름을 발전시켜왔다.
예컨대 일본의 스모는 물론이고, 몽골의 부흐와 우즈베키스탄의 크라쉬, 터키의 그레스, 스페인의 루차 카나리아, 스위스의 쉬빙겐, 아일랜드의 팽은 물론이고 세네갈의 람브 등이 ‘유사 씨름’의 형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