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222회 이승만이 노발대발한 ‘미인 석탑’의 파란만장 곡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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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저게 어찌 된 것이요.” 1957년 9월 한국을 방문한 월남(베트남)의 고 딘 디엠 대통령과 경복궁 내 경회루 산책에 나선 이승만대통령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했다. 산산이 조각난 채 방치된 흉물스러운 탑 한 기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을 외국정상과 함께 보았으니 얼마나 큰 망신인가. 이승만 대통령의 노기가 하늘을 찌르자 부랴부랴 방치된 탑의 복원에 나섰다.
문제의 탑은 바로 원주 지광국사탑(국보 제101호)이었다. 원주 부론면을 떠나 서울-일본 오사카를 거쳐 원래의 자리인 원주로 가지 못한 채 서울 경복궁 한편에 서 있다가 한국전쟁 때인 1950년 어느 날 폭격을 맞아 무려 1만2000조각으로 산산이 조각난 바로 그 탑이었다. 경복궁 내 다른 유물들은 그대로 인데 하필이면 이 탑에만 포탄이 떨어졌으니 재수가 억세게 없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나저나 폭격을 맞은 지 7년이나 지났지만 그대로 방치된 탓에 부서진 부재들의 상태는 엉망이었다. 당시 복원 팀은 강화도·익산 등지에서 모자란 돌을 조달해서 겨우 복원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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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By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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