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感)이 좋다]
감이 좋은 편이란다. 귀 딱지 않도록 듣는 감탄이 되시겠다. 순식간에 요술을 부린 것처럼 문제 상황을 알아챈단다. 그것 참 골 때리는 재주란다. 물론이다. 사람을 관찰하기만 하면 그만이다. 눈동자를 배꼼 들여다보는 것, 우왕좌왕하는 손짓과 입술을 초초히 핥는 혀를 주시하는 것. 그것으로 나와 눈빛을 섞는 저 너머의 사람을 쉬이 파악한다.
감이 좋은 어린 여자로 사는 것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또래의 어린 여자들의 치정고민을 듣고 해결책을 주는 것은 언제나 내 몫이었다. 나는 그저 관찰을, 그것에서 얻어낸 감을 차분한 연기 톤의 목소리로 말 할 뿐이다. 대개 불안한 눈동자에겐 헤어질 것 같으니 맘 준비를 하라고 한다. 확장된 동공들에겐 남자 놈에게 여전히 사랑받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애들은 꼭 그렇게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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