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249회 19세기 조선재벌들의 돈 버는 법 베푸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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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욱의 장례를 치르는 날… 멀거나 가까운 사이를 따질 것 없이 다들 부의금을 보내고 찾아와 조문하여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빈털터리 고아로 태어나 큰돈을 번 18세기 부자 이진욱의 장례식 풍경입니다.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정작 정승이 죽으면 문상객을 보기 어렵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진욱의 장례식을 보면 그 어떤 재상 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을 추구한 조선 사회의 도덕 기준으로 본다면 이진욱의 ‘비루한 인생’을 좋게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집안의 살림살이는 어찌되는지 살피지 않았다”든가, “생업에 힘쓰지 않았다”든가 하는 것은 당대 조선사회의 미덕이었으니까요. 이것을 그럴듯한 말로 안빈낙도(安貧樂道)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 시대에 오히려 ‘가난이 악덕이고, 부는 미덕’이라고 주장한 이진욱 같은 사람을 ‘존경받아야 할 인물’로 평가한 이가 있었습니다. 18세기 문인 이재운(1721~1782)입니다. 이재운은 “군자는 상인이 세 곱절의 이익을 남기며 장사하는 것을 안다네”라는 〈시경〉의 구절을 들어 양반도 상인처럼 상행위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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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By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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