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예전문가인 손환일 박사(대전대 서화연구소 책임연구원)가 경기 감악산 정상(해발 675m)에 우뚝 서있는 감악산비에서 광(光), 벌(伐), 인(人)’ 등을 읽어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1999년 감악산 정상의 감악산비석에서 얻은 탁본을 새삼스레 분석한 결과 가장 확실하게 보이는 글자를 기자에게 보내주었던 것이다. 손박사는 “도드라지게 구별되는 글자만 3개 찾은 것”이라면서 “10년간 묻어두었던 감악사비 탁본을 다시 꼼꼼히 들춰보아 글자를 더 읽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박사에 따르면 판독 가능한 글자 중에는 ‘중(中)’자와 ‘김(金)’자도 있다고 전했다. 이 판독이 맞다면 획기적인 발견이라 할 수 있다.
17세기 문인 학자인 미수 허목(1595~1682)조차 1666년(현종 9년) 이 비석을 친견한 뒤 ‘예부터 글자는 있었지만 판독할 수 없는 몰자비(沒字碑)’라 규정했기 때문이다. 손박사의 판독이 맞으면 이것은 ‘350년 만의 해독’이라 할 수 있으니 기념비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