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마이 프렌드]
윗동네에 사는 김 아무개는 신(神)을 잘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어쩜 그리도 신의 마음을 기똥차게 헤아리는지 신이 친히 보우하사 그는 어여쁨을 독차지 했다. 신의 총애를 한껏 받아먹고 김 아무개는 무럭무럭 잘도 자랐다.
김 아무개는 일찍이 신의 통치법을 배웠더랬다. 먼저는 위협이 그것이다. 간절함을 공략하는 것이다. 신은 때때로 인간들의 입에서 ‘살려주세요, 제발’, 비슷하게는 ‘도와주세요, 제발’ 따위가 절절히 쏟아지길 바랐다. 모든 신경과 감각들을 신에게 고정시키는 것, 신이 가장 큰 기쁨을 느낄 때였다. 엎드려 비는 인간에게 특히 애정이 가는 것은 때문에 당연한 것이었다.
김 아무개는 신의 하수인이었다.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점이 흠이었다. 허나 매우 충직했기 때문에 신은 마음을 놓고 김 아무개에게 지상통치를 지시하곤 했다. 인간들의 오만이 하늘을 찔러댈 때 신은 인상을 팍 구기고 김 아무개를 부르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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