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360여건 1500여점’의 ‘약탈문화재’가 있다. ‘360여건 1500여점’은 바로 ‘오타니 컬렉션’으로 통하는 중앙아시아 유물이다. 일본의 백작 오타니 고즈이(大谷光瑞·1876~1948)가 조직한 중앙아시아 탐험대가 20세기 초 3차례 ‘수집한(?)’ 유물들이다. 물론 이 중에는 값을 치른 구입품도 있지만, 발굴이라는 미명 아래 무단 반출한, 이른바 약탈품의 수도 무시못한다. 게다가 현지인 꼬드겨 헐값에 유물을 넘겨받은 예까지 친다면 ‘오타니 수집품(컬렉션)’보다는 ‘오타니 약탈품’이 옳은 표현일 수도 있겠다.
이유야 어떻든 참 신기한 일이기는 하다. 다른 곳도 아닌 국립중앙박물관에 약탈문화재가 있다니 말이다. 18만 점이 넘는 문화유산을 속절없이 잃어버린 틈에, 어떻게 일본인이 수집·무단반입·약탈한 중앙아시아 문화재를 1500여 점이나 갖게 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