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14일 밤 충남 태안 안흥항 인근에서 주꾸미를 잡던 어민 김용철씨는 바닷가에서 수영하는 꿈을 꾸었다. 어민들 사이에서 ‘물꿈’은 길몽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태안 대섬 앞바다로 조업을 나간 김씨는 통발에서 주꾸미 800여 마리를 낚았다. 그런데 그중 한 마리가 희한했다. 푸른 빛깔의 접시를 발로 끌어안고 있었던 것이다. 그물에 소라 껍데기를 달아놓으면 주꾸미가 그 안에 들어가 알을 낳은 다음 입구를 자갈로 막아놓는다. 그런데 이 주꾸미는 청자 접시로 입구를 막고 있었다.
김씨는 4일 뒤인 18일 태안군청에 인양 사실을 신고했다. 이 신고를 계기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발굴에 돌입했고, 2만5000여 점의 유물이 든 이른바 ‘태안선’을 찾아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주꾸미가 찾아낸 고려청자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