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과 같은 재난에 맞선 세종은 시쳇말로 ‘디테일 세종’ 소리를 들을만 했다. 건국 초여서 제도가 확립되기 전인 데다 워낙 명철한 성군이었기에 만기친람, 그 자체였다. 예컨대 1434년(세종 16년) 전국에 전염병이 돌자 세종은 처방문까지 일일이 써서 전국에 내려주었다.
“내가 의서에 써 있는 처방과 약방을 뽑아 적어 내린다. 수령들이 집마다 찾아다니며 알려주고 정성껏 치료해주라.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과인의 뜻을 저버리지 마라.”(<세종실록>)
세종은 요즘의 코로나 19와 같은 급성전염성 질환이 번질 때의 대비책도 빼놓지 않았다.
“급성전염병이가 도질 때 한 자리에 거처하는 경우에도 감염되지 않는 처방이 있다. 매일 아침 세수할 때와 밤에 자리에 누울 때 참기름을 코 안에 바른다. 전염병 확산이 너무 빨라 약을 구할 수 없으면 급한대로 종이 심지를 말아서 콧구멍에 넣어 재채기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