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한국전쟁으로 피아간 엄청난 인명손실이 났다는 사실은 안다. 그러나 지광국사 현묘탑처럼 수백 수천 년 이어온 문화유산의 피해 또한 만만치 않았다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또 전쟁이 발발하자 수많은 사람이 피란길에 오른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하지만 2만 점에 가까운 문화유산이 ‘전격 비밀 소개(疏開) 작전’을 펼쳐 부산 피란길에 올랐고, 그중 일부가 전쟁 초기에 일찌감치 바다 건너 미국으로 이송됐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