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 주제는 〈연산군은 왜 두려운 것은 역사뿐이라 했나〉입니다.
그렇습니다. 희대의 폭군이라는 연산군은 왜 역사가 두렵다고 했을까요. 또하나 궁즘증이 생깁니다. 역대 임금들은 왜 사관을 싫어했을까요. 만고의 성군이라는 세종 역시 예외는 아니었답니다. 사관의 입시를 막고 정사를 논했답니다. 태종은 사관은 보기 싫으니 편전에서 나가라고 명했답니다.
그러나 사관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관의 위에는 하늘이 있다고 당당히 말했답니다. 그렇다면 사관들은 왜 임금이 싫다는데 목숨을 걸고 역사를 기록했을까요.
하나 신기한 것이 있습니다. 역사와 사관을 싫어했던 임금들이라도 역사와 사관을 존중했다는 겁니다. 예컨대 중종 임금은 임금의 곁에서 일거수일투족 기록하고야 마는 귀찮은 사관들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이 붓과 먹으로 모든 나의 과실을 숨김없이 마음껏 쓰도록 하라.(以是筆墨 凡吾過失 百書無隱)”
이것이 역사와 사관을 존중했던 조선시대 임금들의 태도였습니다. 요즘엔 역사의 평가를 받아야 할 위정자들이 감히 역사가 잘못 됐다느니, 긍정적인 역사만 배워야 한다느니, 일관된 역사교육이 필요하다느니 하는 해괴한 논리를 펴가며 국정교과서를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가소로운 일입니다. 뭔가 가리고 싶은 과거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그런 오해를 받기 전에 왕조시대보다 못한 작태를 그만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