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52회 선조실록과 수정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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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역사가 뜨거운 화두에 올라있는 때입니다. 이번 주는 그래서 정권에 따라 역사서술을 바꿨던 〈선조실록〉과 〈선조수정실록〉을 한번 다뤄보겠습니다.
‘선조실록과 선조수정실록이 남긴 흔적….’ 뭐 이런 내용이 되겠습니다. 선조실록을 수정하게 된 것은 첨예한 당쟁의 결과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말은 일정 부분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 보태자면 선조실록은 애초부터 부실덩어리였다는 점도 있습니다. 임진왜란의 와중에 사관들이 사초책을 불태우고 줄행랑 쳐버리는 바람에 선조 즉위년(1567)~임진왜란 직전(1592년 4월) 사이 25년의 역사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갖가지 개인기록들을 모아 겨우 실록을 만들었지만 부실덩어리라는 오명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여기에 광해군대에 정권을 잡은 대북파가 사필을 잡고 역사를 농단하면서 더욱 누더기가 됐습니다. 그러다 인조반정(1623년)으로 정권이 교체되자 수정의 운명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이 역시 정권의 입맛대로 역사가 바뀌는 그야말로 악순환의 고리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대목이 있습니다.
500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선조실록〉과 〈선조수정실록〉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당대의 역사가들은 원본인 선조실록을 폐기하지 않고, 수정본과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역사가들의 위대함입니다.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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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기환의 흔적의 역사By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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