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여권에서 간신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뭐 ‘한번 간신은 영원한 간신이니, 비루한 간신이니, 입안의 혀처럼 구눈 간신이니’ 하는 사나운 말이 나왔습니다. 이왕 간신 이야기가 나온 김에 간신에 담긴 모든 사연을 한번 담아보겠습니다. 살펴보니 간신이라는 낱말과 세트로 등장하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혼군(암군) 혹은 폭군입니다. 간신과 혼군(암군, 폭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짝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고려사〉를 쓴 편찬자들은 ‘간신열전’을 집필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에 간신이 존재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그러나 현명한 임금이 있으면 간신들이 술수를 부릴 수 없었다”고…. 한때 ‘개원지치’의 태평성대를 구가한 당 현종은 명재상 한휴의 존재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한휴 때문에 백성은 살찌고, 나는 두 다리 뻗고 잠 들 수 있다.” 그렇다면 자명합니다. 만약 지도자가 지금 이 순간 밤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국사를 걱정한다면 주변에 간신이 득실거린다는 이야기가 아닙니까. 이기환의 팟캐스트 83회 주제는 ‘간신과 혼군은 영원한 콤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