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텔레비전 화면으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대형 여객선 세월호가 허망하게 침몰했습니다. 해운해사는 짙은 안개 속에 출항만 강행했을 뿐, 안전교육도 시키지 않았고, 선원들은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만 하다가 제일 먼저 탈출해버렸습니다. 해경은 소극적인 구조만 펴다가 수백 명을 살릴 기회를 눈앞에서 놓쳐버렸습니다. 정부와 언론은 우왕좌왕하면서 ‘전원 구조’라는 잘못된 소식을 내보낸 뒤로도 계속 구조자 숫자를 중복 계산하는 식의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합니다. 과연 대한민국 사회에 시스템이라는 게, 메뉴얼이라는 게 있기나 한 걸까요.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를 다룬 이번 주 〈한겨레21〉은 ‘이것이 국가인가’라고 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