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515년간 수도였던 한성부(지금의 서울)가 일제에 의해 경성부로 이름이 바뀐다. 한성부보다 격이 낮은 경기도의 소속관서로 수도의 개념을 없애고 일개 군으로 격하시켜버린 것이다. 그러나 한양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일제의 속내와는 달리 한양은 여전히 조선의 중심지 역할을 이어갔다. 인구 100만에 육박하는 거대도시로 자란 경성은 밀려드는 신문물과 서양 문화가 자리잡은 동시에 항일 민족운동을 이어가는 구심점이었다. 일제는 조선 왕조의 상징인 경복궁을 훼손시켜 조선총독부 청사를 짓는 등 식민지배의 주 무대를 경성으로 삼았기 때문에 여전히 경성은 한국의 수도의 기능을 담당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