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식 이름을 만들어야 할까요?” 학교에 첫 상담을 받으러 간 날, 엄마는 교장 선생님께 조심스레 물으셨어요. 아이들의 이름이 독일 사람들이 부를 때 너무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교장 선생님은 ‘이곳에는 다국적의 아이들이 있고 자기 나라의 고유의 이름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하셨어요. 율이와 헌이는 독일식 발음이 아니라 영어식으로 이름을 표기하는데 괜찮았을까요?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도 친구들도 발음을 익히느라 애를 먹었어요. 엄마가 소풍 도우미를 하던 날, 선생님이 엄마에게 딸의 이름이 정확히 뭐냐고 물어보셨어요. 이런, 몇 달이나 지났는데 엉뚱하게 부르고 계셨더라고요! 이제 대부분 정확하게 불러 주지만 여전히 율이는 ‘욜’, ‘유엘’, ‘졸’까지 모두 이름이 넷이고, 헌이는 가끔 ‘헝’, ‘헤온’이라고 불리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