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영화평론가 “설국열차, 애매하게 얼버무려”
진행자인 노종면 전 YTN 해직기자는 “매체력이 큰 방송의 프로그램일수록, 영향력이 큰 신문의 기사일수록 영화에 대한 평가가 호의적이고 심지어 내용이 천편일률적이기도 하다”며 “영화를 마구 흔들어서 좋은 면은 좋게 평가하고, 비판할 부분은 냉정히 비판하겠다는 취지”라고 코너 신설 배경을 밝혔다.
‘영화쉐킷’ 코너는 영화평론가 최광희 씨가 매주 목요일 다양한 영화와 흥미로운 주제로 청취자들을 찾아갈 예정으로, 최 평론가는 이날 첫 방송에서 최신 영화들이 '양극화'를 다루는 추세와 흐름을 짚어봤다.
최 평론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과 한계가 많이 거론된다”며 “최근 들어 할리우드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도 부자와 가난한 자가 극단적으로 나뉜 양극화에 대한 성찰·비판을 많이 담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극단적 양극화’를 주제로 한국영화 설국열차와 더 테러라이브 그리고 숨바꼭질, 해외영화 디스트릭트 나인과 엘리시움 등 5편의 영화를 평가했다.
최 평론가는 설국열차는 꼬리칸과 앞칸이라는 설정, 더 테러 라이브는 범인이 우리 사회 최약자라는 점, 숨바꼭질은 아파트의 공간적 분리를 통해 양극화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더 테러 라이브에 대해 “범인이 우리 사회 최약자로 밀려난 사람이라는 설정을 통해 약자를 더욱 코너로 몰았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숨바꼭질에 대해서는 “부자와 빈자가 공간적으로 격리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공존할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풍경을 단면으로 보여 준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닐 블룸캠프 감독의 엘리시움이 그와 같은 맥락의 영화라며, 전작인 디스트릭트 나인이라는 작품과 함께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엘리시움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각각 우주정거장과 지구에서 격리된 채 살아가는 극단적 양극화 상황을 그린 영화라고 최 평론가는 설명했다.
최 기자는 또한 디스트릭트 나인에 대해 "지구로 피신한 외계인이 별도 지역에 격리 수용돼 약자로 차별당하며 살아가다 저항하는 독특한 설정이 호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최 평론가는 설국열차에 대해서는 “애매하고 그럴싸한 상징을 넣어 주제의식을 얼버무렸다”고 한 데 반해, 엘리시움에 대해선 “뜬금없어 보이는 설정 없이 주제의식을 효과적으로 흥미진진하게 담아냈다”라고 두 영화를 비교·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