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채널 권경률

낭독 한국사 20회 [납량특집] 전설의 고향, 귀신아 놀자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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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다리 내놔...내 다리 내놔!!!
흐르던 땀을 쏙! 들어가게 만드는 납량특집 낭독한국사!
원귀(冤鬼) 아랑과 밀양 아리랑의 숨겨진 관계와
구천을 떠도는 혼령들이 배가 고픈이유는!?
무서움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
야사(야한얘기 아님)의 무서운 이야기에 담긴 사회모순과 염원까지
드라마 추노, 도망자의 배우 장남열과 함께 시시콜콜 파헤칩니다.
[ <청구야담> ‘원한을 풀어준 사또’ ]
황혼 무렵이 되자 밀양 관아의 아전과 종들은 사또에게 아뢰지도 않고 물러갔다.
신임 사또가 부임한 날이지만 전임자들이 모두 밤을 넘기지 못하고 비명횡사한 터라
겁이 나 도망친 것이다. 텅 빈 관아는 허물어진 벽, 깨진 구들장 등 온통 심란한 것들뿐이었다.
사또의 부인이 말하였다.
“오늘 밤은 정말 무서울 것입니다. 서방님께서는 안채에 들어가 주무십시오.
제가 남자 옷으로 갈아입고 바깥 관사에 앉아 동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사또의 아내는 촛불을 켜고 혼자 앉아 있었다. 한밤중이 되자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촛불이 꺼지고 한기가 뼈에 사무쳤다. 조금 뒤 방문이 저절로 열리더니
한 처녀가 온 몸에 피를 흘리고 머리를 풀어헤친 채 섬광 같이 방으로 들어왔다.
손에는 ‘주기(朱旂 : 교룡이 그려지고 방울이 달려 있는 붉은 깃발)’를 들고 있었다.
부인은 당황하지도, 놀라지도 않으며 말했다.
“너는 필시 풀지 못한 원한이 있어 호소하러 온 것이구나. 내가 너를 위해 원수를 갚아줄 테니
조용히 기다리고 다시는 나타나지 말거라!”
그러자 처녀가 인사를 하고 나갔다. 아내는 곧바로 안채로 들어가 사또에게 말했다.
“이것은 분명 전임 사또 딸의 원혼일 것입니다. 분명 흉악한 놈의 손에 억울하게 죽었을 텐데,
사람들이 이것을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도 모르게 염탐해서
이름이 ‘주기’인 사람이 있으면 엄한 형벌로 심문해서 증언을 받아내십시오.”
사또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날 아침 부하들의 인사를 받고 그들의 이름을 살폈는데,
본청 아전 중에 주기라는 자가 있었다.
사또는 그 즉시 관청에 형장을 갖추고 그 위엄을 떨친 후 주기를 잡아들였다.
[ 유몽인, <어우야담> ‘북교의 제사’ ]
북교(北郊)에서는 제사 받지 못하는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준다.
물에 빠져 죽은 자, 불에 타 죽은 자, 굶어죽은 자, 전쟁터에서 죽은 자들은 모두 제사를 지내주었는데,
유독 아기 낳다가 죽은 사람만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예전에 한성부윤(漢城府尹)이 북교에서 제사를 지내고 돌아오는데,
이른 새벽이라 성문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 말에서 내려 성 밑에서 잠깐 잠이 들었는데,
꿈에 한 여자가 온몸에 피를 흘리며 와서 하소연했다.
“북교의 제단에서 제사를 받지 못하는 귀신에게 제사 지내준다는 말을 듣고
여기 와서 술과 음식을 먹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국법에 아기를 낳다가 죽은 귀신에게는
제사 지내지 않는다며, 성황신이 꾸짖어 금하고 받아들여 주지 않습니다.”
그 말이 끝나자 꿈에서 깨어났는데, 측은한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아팠다.
돌아와 임금에게 아뢰니, 이로부터 북교에서 제사 지낼 때 아기를 낳다가 죽은 자의 위패도 놓게 하였다.
아, 우리나라에 떠도는 혼령들은 셀 수 없이 많은데 제수 비용은 밥 10그릇과 술 10병에
돼지 어깨뼈 두어 개 값에 불과하니, 귀신들이 어찌 고르게 먹으랴.
또 이름 없는 자는 물리치고 받아들이지 않으니, 굶주리는 귀신이 의당 많을 것이다.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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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채널 권경률By c7plann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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