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과 선화공주의 국경과 신분을 초월한 사랑이야기, 서동요
사실은 로맨스가 아니라 첩보물이다!?
백제 스파이 서동과 듣보잡 왕족 선화의 짜고치는 고스톱을
적절한 로맨스와 신분상승의 판타지를 뒤섞어 탄생시킨 서동요 설화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지배층의 뒷이야기를
은유와 비유를 통해 이야기하는 삼국유사가 알려주는 백제 무왕 뒷담화!
낭독 1 >> <삼국유사>, ‘기이(紀異)’, 무왕(武王)
백제 제30대 무왕의 이름은 장(璋)인데, 어머니가 홀로 서울 남쪽 못가에 집을 짓고 살면서 못의 용과 관계하여 낳았다고 한다. 어릴 때 이름은 서동(薯童)으로 기량이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컸다. 항상 마를 캐어 파는 것을 생업으로 삼았기에 나라 사람들이 이를 이름으로 삼았다. 신라 진평왕의 셋째공주 선화(善花)가 아름답다는 말을 듣자 서동은 머리를 깎고 서라벌에 들어갔다. 마를 동네 꼬마들에게 나눠주니 아이들이 친하게 따랐다. 그는 아이들을 꾀어 자기가 지은 노래를 부르게 하였다.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정을 통해두고 서동 서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네.”
동요는 서라벌에 가득 퍼져 궁궐에까지 알려졌다. 이에 백관들이 극력 간하였고 선화공주는 먼 곳으로 유배를 떠나게 되었다. 공주가 유배지에 이르게 되자 서동이 나타나 절을 하면서 모시겠다고 했다. 선화공주는 그가 어디서 온 사람인지 몰랐으나, 우연한 만남을 기뻐하여 믿고 따랐으며 몰래 정을 통하였다. 나중에 서동이라는 이름을 알게 되었는데, 동요의 징조가 이루어진 것이라 여겨 믿음이 더욱 깊어졌다.